인천시 남동구 남촌농산물 도매시장 시스템에어컨청소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보다 훠얼씬 뒤에 생긴 곳이라 건물과 주차자리가 잘 잡혀있다. 상점과 통로도 질서가 있고 악취도 심하지 않아 이용자들은 좋겠다. 걱정되는 것은 경험상 이런 곳에 설치된 시스템에어컨은 최상으로 더럽다는 것이다. 먼지를 얼마나 뒤집어 쓸지 은근 겁이 난다.

 

 

나는 분해하느라 바쁜데 부품 세척, 핀 세척 하시는 분은 에어컨이 너무 더러워 사진 찍기에 바쁘시다. 농수산물 이동과 포장을 손쉽게 하기 위한 각종 장비가 즐비해서 사다리 자리 잡기가 어려운 현장이다. 여타 공정 기사와 운반하시는 이모님은 잠시 후 엄청 바빠지실 거임.

 

 

역시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반전이 있길 바랐으나 현실은 냉정하다. 모자를 쓰고 올걸 그랬나 후회된다.

 

왜 이렇게 흙먼지가 많을까? 궁금증은 곧 풀렸다. 양파, 무 등과 같은 농산물에서 나오는 흙이 에어컨을 가동할 때 다 빨려 들어가서 그런 거다. 흙먼지가 열교환기를 위와 같이 막아버리면 에어컨의 효율과 바람세기는 현저하게 떨어진다. 또한 과열로 인해 실외기 압축기도 고장 날 수 있다. 이와 같은 현장에 있는 시스템에어컨은 1년에 두 차례 완전분해 청소를 해주어야 에어컨을 오래 사용할 수 있다.

 

 

사용자의 무심함이 에어컨의 성능에 심각한 악영향을 주었다. 열교환기의 구멍들이 다 메꿔져서 공기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게 되니 이런 에어컨은 틀으나 마나다.

 

 

핀세척 기사에게 세심한 주문을 한다. 충분히 시간을 들여 고압수를 쏴주라고. 빨리 끝내려고 짧은 시간 쏴주면 청소 안 하느니만 못하다고. 그러니 열교환기에서 맑은 세척수가 떨어질 때까지 물을 정성 들여 쏴줘야 한다.

 

 

오늘 현장의 최고 수훈 갑은 부품세척기사가 될 것이다. 먼지를 뒤집어쓴 부품들을 세척하려면 몇 배의 노고를 들여야 하기 때문에. 에어컨은 천장에 매달려 있는데도 먼지의 침입을 피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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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세척 기사의 놀라운 집중력과 인내로 열교환기가 부활하였습니다. 분해조립을 아무리 잘한다 하여도 세척 기사가 설렁설렁 해버리면 시스템에어컨청소는 꽝입니다.

 

 

부품세척 기사분도 혼신의 힘을 기울여 잘해주었습니다. 일하는 중간에 고객님이 오셨습니다. 시스템에어컨청소 전.중.후를 보시더니 아무 말씀도 안 하십니다. 에어컨청소 뭐 할 필요가 있어 하는 듯 뚱한 표정이었는데 흙으로 뒤범벅된 기계를 보시고, 또 깨끗이 청소된 부품들을 보시고는 말없이 흡족한 표정을 지으셨습니다.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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