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급한 목소리로 바퀴벌레 잡으러 와줄 수 없냐고 아침 일찍 전화가 옵니다. 출근하기 전에 방역서비스를 받고 싶어 부지런히 전화했다고 하면서... 여름 7:30쯤이면 그렇게 일찍도 아니지만, 잠자고 있는데 침대 위 천정에서 큰 바퀴벌레를 본다면 누구라도 전문가를 찾지 않을 수 없겠죠. 얼른 장비를 챙겨 현장으로 출동하니 좁은 골목길에 주차가 걱정되어 고객이 친히 나와 동네 주민을 설득합니다. 한 시간 정도면 되지 않겠나 싶어 아직 문 열기 전인 미용실 앞에 마치 주인인 듯 차를 세워놓고 따라 올라갔습니다.
오래된 다세대 주택, 곧 재개발되기 전 어쩌면 마지막 세입자일지도 모르는 고객은 낡은 문 앞에서 선뜻 문 열기를 주저합니다. 아직도 침대 천정에서 보았던 바퀴벌레의 악몽에서 깨어나지 못한 듯 보였습니다. 나까지도 겁을 먹을 만큼 큰 놈이면 어쩌나 살짝 긴장이 되었습니다.
베란다에서 제일 먼저 발견되었다 해서 우선적으로 베란다부터 방역을 진행하였습니다. 약 1년 전 저와 같은 업자가 와서 소독을 한 후 몇 달간 보이지 않던 것이 올봄에 또 나왔다, 어디에서 들어왔는지 모르겠다, 오늘 소독을 하고 또 나오면 어쩌냐, 이런저런 걱정과 염려를 쏟아내며 꼼꼼히 부탁드린다는 당부의 말을 힘주어 말하는 고객을 보면서 내 이놈들 가만 놔두지 않으리라는 다짐으로 아주 꼼꼼하게 소독을 진행하였습니다.
보일러 배관이 나가는 벽에는 어떤 벌레도 침투할 수 없을 정도로 착실하게 구멍을 막아놨고 창틀의 물구멍에도 방충망 테이프가 붙여있는 걸로 봐서 이전 업자가 나름 신경을 써서 바퀴벌레 퇴치를 하신 것 같은데 도대체 어떻게 들어왔을까요? 우리가 알 수 없는 어떤 틈이 있거나(오래된 건물이니까), 현관문이 여닫히는 순간에 들어왔거나, 아니면 배수구멍을 통해 유입됐거나, 어떻게든 바퀴벌레의 입장이 되어 침투 경로를 생각해봅니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구석구석 약을 뿌려주고 다음 장소로 이동.
바퀴벌레 살충제는 분사형, 젤형, 그리고 키트와 종이 패치 등으로 나뉠 수 있는데 제가 사용해본 결과 분사형이 제일 효과가 뛰어납니다. 대신 지속력은 제일 짧아요. 바퀴벌레가 바닥에 뿌려진 약물 위를 지나가면 신경이 마비되어 활동력이 둔해지고 급기야는 잘 보이는 곳으로 나와 죽게 되는 원리인 분사형은 보통 1주 정도의 지속력을 갖고 있습니다. 이렇게 긴 막대형의 분무기를 이용하여 바퀴벌레가 좋아할 만한 어둡고 눅눅한 곳에 흥건히 뿌립니다. 바퀴벌레가 많이 발견되는 가정에서는 철수하기도 전에 이미 약에 취해 죽어가는 개체들이 발견됩니다. 약을 뿌린 지 1시간도 안 된 시점에서요. 저는 약효의 효과를 바로 확인시켜드릴 수 있어 좋고 고객은 역시 업자를 부르길 잘했어라고 생각할 만한 결과를 눈으로 직접 보시는 거죠.
주방장의 경첩이나 가스레인지의 뒤편은 바퀴벌레의 통로입니다. 가스레인지 뒤편은 요리 중에 음식물들이 떨어져 있어 바퀴벌레가 자주 이용합니다. 그리고 주방 경첩의 좁은 틈을 마치 자기 요새처럼 숨어 있기에 딱 좋은 장소로 여깁니다. 기타 붙박이장의 틈새나 콘센트 구멍, 등 박스, 에어컨 내부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안주하기에 젤형 살충제를 살포시 찍어놓습니다.
현관 쪽을 가볼까요? 좁은 현관에 뭔 물건들이 많은지, 곳곳에 바퀴벌레가 숨을 공간이 많았습니다. 신발장이나 생수 박스 등 잡다한 박스 등이 즐비한 구석과 박스 하부에 분사형 살충제를 뿌려주어요. 현관문을 여닫는 짧은 순간에 슬며시 들어오기도 하므로 출입구 턱을 따라 진하게 약을 발라주었습니다.
한참을 방역하는 중에 갑자기 밖에서 '악'하는 비명소리가 납니다. 무슨 일인가 싶어 보니 밖에 나가 있던 고객님이 복도에서 비실거리는 바퀴벌레를 보고 낸 외침이었습니다. 집안에 뿌려놓은 약을 먹고 나와 발랑 뒤집어져서 곧 죽을 거 같은 큰 바퀴벌레가 온몸을 괴롭게 비틀어대고 있었습니다. 고객님이 새벽녘에 본 그놈인지는 모르겠으나 크기는 비슷한 거 같다고 한 걸로 보아 아마도 집안 어디엔가 숨어있다가 제가 뿌린 약을 검증해주기 위해 일부러 세입자 앞에 나타난 듯 보였습니다.
바퀴벌레 때문에 힘들고 괴로우시다면 아래 번호로 언제든 전화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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