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테라·루나의 폭락사태가 발생한 지 일주일이 넘었는데 국내 최대 거래소 업비트가 사건 발생 후 상당기간 루나의 입·출금을 허용하며 이른바 '코인 환치기'의 온상이 됐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코인 환치기란 같은 코인이라도 거래소마다 시세가 다르다는 점을 이용한 차익 거래 방법입니다.
해외보다 국내 거래소에서 더 비싸게 거래되는 경우가 많아, 세계 최대 거래소인 바이낸스에서 저가에 코인을 사들여 국내 거래소에서 비싼 값에 팔아 차익을 거두는 일이 가능합니다. 이러다 보니 업비트에 유통되는 루나 물량은 급증하였고 결과적으로 시세 폭락을 가속화하였습니다.
테라·루나의 폭락 사태는 지난 7일 시작됐죠. 테라는 가격이 1달러에 고정되도록 설계된 스테이블 코인인데 테라가 하락하면 루나를 팔아 테라 가격을 지탱하는 '1 테라=1달러'를 유지해왔어요. 그런데 갑자기 테라 가격이 1달러 밑으로 떨어지자 담보 기능을 하던 루나도 급락하기 시작하고 이에 투자자들은 공포감에 매도 러시하여 걷잡을 수 없는 하락세가 이어졌습니다.
이상을 감지한 거래소들은 13일 이전 입출금 서비스를 막았는데 국내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한 1위 거래소 업비트가 13일 오전 내내 루나의 입출금을 허용한데서부터 문제가 발생합니다. 사실 업비트도 13일 오전 1시 다른 거래소들과 마찬가지로 루나의 입출금을 중단했다가 같은 날 3시쯤 돌연 재개한 후 오전 11시 36분에야 중단한다고 공지했습니다.
업비트가 루나의 입출금 중단, 허용을 번복하던 그 사이 시간에 코인 거래량은 핵폭발이 됐고 가격은 더 급락합니다. 시간별로 보자면 오전 7~8시 50억 개, 8~9시 160억 개, 9~10시 290억 개, 10~11시 210억 개가 거래됩니다. 바이낸스에서의 루나 거래량은 오전 8~9시 1348억 개, 9~10시 1조 3100억 개, 10~11시 1조 5870억 개로 급증했습니다.
동시각 루나의 가격은 비트코인 최소 거래 단위인 1사토시(0.00000001 BTC)에서 2사토시(0.00000002 BTC) 사이를 오갔고, 세계 최대 코인 거래소 바이낸스에서는 루나 가격이 0.00000112BUSD(달러)까지 떨어졌습니다. BUSD는 가격이 1달러에 고정되는 바이낸스의 자체 스테이블 코인입니다. 업비트는 비트코인을 통해서만 루나 코인을 사고팔 수 있어 가격이 1 사토시 아래로 내려갈 수 없지만 바이낸스에서는 BUSD를 포함한 여러 통화로 루나를 거래할 수 있어 1 사토시보다 작은 단위도 거래가 가능합니다. 이 때문에 루나 가격의 하한선이 업비트보다 훨씬 낮게 형성될 수 있는 것이죠.
업비트와 바이낸스와의 이러한 거래가능 통화간 격차로 인해 바이낸스에서 최저가(0.00000112BUSD)에 산 루나가 업비트로 이동해 2 사토시에 팔렸다고 가정하면 투자자는 최대 360배의 차익을 거둘 수 있는 것입니다. 국내 다른 거래소에서도 바이낸스보다 비싸게 루나가 거래될 수 있지만 업비트는 다른 거래소와 다르게 루나의 입출금 중지를 번복하는 바람에 이런 일이 가능했습니다.
13일 인터넷 커뮤에서는 루나 환치기로 수십억을 벌었다는 무용담이 떠돌았습니다. 테라 코인을 1달러보다 낮은 금액에 매수한 뒤 이를 테라스테이션(테라와 루나를 환전할 수 있는 플랫폼)에서 루나로 환전하고, 다시 바이낸스에서 업비트로 전송해 차익을 거뒀다는 것입니다. 트래블 룰(100만 원 이상의 코인을 타 거래소로 옮길 경우 송수신자의 이름과 지갑 주소, 주민번호를 확인하고 보관하는 제도) 때문에 바이낸스에서 업비트로 한꺼번에 많은 양의 코인을 보내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50만 원 이하의 소액을 여러 개 지갑에서 나누어 보내는 방법을 사용했다면 업비트의 감시 시스템에 걸리지 않고도 충분히 차익 거래가 가능했을 것이라고 하네요.
13일부터 17일까지 업비트에서 거래된 루나 코인은 약 1938억 개에 이르며 액수로는 2111억 원으로 추산됩니다. 업비트는 20일 오후 12시 루나를 상장 폐지한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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